KB發 ‘이사회 개혁’ 칼바람 부나···시중은행 3월 주총에 쏠리는 눈

최종수정 2014-12-1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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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 지주·은행 사외이사들 대거 임기만료
업계 “개혁 의지와 방향 판단 시금석”

‘제왕적 권력’을 휘둘러 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KB금융지주 이사회에 대한 개편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신한·하나·우리·농협 등 다른 금융지주사에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사외이사들의 자기권력화 및 거수기 역할을 차단하기 위해 금융사 사외이사제도를 전면 손질하고 나선 데다 ‘제왕적·무능력’ 사외이사제도에 대한 투명성과 독립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KB로 촉발된 ‘이사회 개혁’의 불똥이 다른 금융지주사로 옮겨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그동안 ‘책임은 뒷전이고 거수기 노릇만 하면서 고액의 연봉을 챙기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온 사외이사들은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은 모습이다.
◇내년 3월 ‘임기만료’ 지주·은행 사외이사 수두룩
KB금융지주는 7명의 사외이사들이 KB 내분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전원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이경재 이사회 의장과 고승의 이사에 이어 나머지 사외이사들도 물러나기로 한 만큼 9명의 사외이사 자리가 공석이 된다.

국민은행의 경우 오갑수, 박재환 사외이사가 이미 사퇴했고 현재 남아 있는 김중웅, 강희복, 송명섭, 조인호 사외이사 등 4명도 각자의 임기와 상관없이 내년 3월에 모두 사임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사외이사의 80%가 내년 3월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남궁훈, 고부인, 권태은, 김기영, 김석원, 이상경, 히라카와하루키, 필리아기니 등 8명의 사외이사가 내년 3월25일 임기가 끝난다. 신한은행은 사외이사 6명 전원이 같은 달 27일 임기가 만료된다.

하나금융지주는 7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이 내년 3월 주총까지가 임기다. 하나은행은 6명 중 4명이, 외환은행은 6명 중 5명의 임기가 주총 때 끝난다.

우리은행의 박영수, 오상근, 채희율, 최강식, 장민 등 사외이사 전원은 민영화 달성을 고려해 임기를 내년 3월 주총일까지로 정했다.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3명의 사외이사 중 현정택 이사가 내년 3월 말 임기가 만료된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외이사 선임·평가구조 마련돼야”
이처럼 내년 3월을 전후해 사외이사들의 임기가 대거 만료되면서 금융지주와 은행들도 어떤 인물을 뽑아야 할지를 놓고 벌써부터 고민에 빠진 모습이다.

이들 사외이사 대부분은 현직 대학교수나 재경부, 금감원 등 정부기관 출신들로, 최근의 금융사 사외이사제도 개혁 분위기로 미뤄볼 때 대폭 물갈이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이 내년 초부터 시행될 경우 사외이사 선임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모범규준은 사외이사의 비중과 권한을 축소하고 이들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특히 사외이사의 자격조건으로 ‘금융, 경영, 회계 등의 분야 경험과 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전제를 달아 진입 문턱을 높였다.

업계에서는 내년 주총 결과가 사외이사제도 개혁의 의지와 방향을 판단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 자체적으로 내외부에 의한 필터링 과정 등 사외이사의 능력과 자질을 검증 받아 승인을 받는 구조가 마련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외이사 수를 줄인다고 하는데 사외이사 규모의 문제가 아니라 제대로 운용되지 못했다는 점, 그리고 선임의 불공정성·불투명성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보다 더 투명한 선임·평가구조를 마련하는 등 실효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앞으로 교수나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가 줄어들 지는 몰라도 금융권력을 놓치 않으려는 금융당국의 습성으로 볼 때 일정 지분에 대해선 당국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들의 인사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하 기자 oat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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