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사라진 아파트 브랜드···그 집 안녕하십니까

최종수정 2014-10-02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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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통한 개명으로 호가 상승
브랜드 존폐 여부 영향 거의 없어

서울 내 한 벽산아파트 전경. 사진=서승범 기자 seo6100@

역사 속으로 사라진 성원, 벽산, 우성 등의 브랜드를 단 아파트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업계에서는 이미지가 중요한 아파트 특성상 집값이 하락세를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의견도 있었고, 과거 뛰어난 입지에 배치돼 브랜드와 크게 상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현장에서는 이들 아파트들은 시공사 파산에도 크게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오히려 브랜드네임을 잃어 하향세를 탈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재건축을 통한 ‘새 옷 입기’로 기대감을 높였다. 이중 아파트 몇몇 곳은 벌써 재건축 분양에 돌입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서울 서초구에 있는 우성아파트 3차는 삼성물산의 ‘래미안’ 브랜드를 입었다. 삼성물산은 2일 이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분양에 돌입했다.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2가에 있는 ‘벽산블루밍’ 아파트도 재건축 추진을 계획하고 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는 입주한지 25년이 다 되가는 단지이기 때문에 기존 벽산 등에 파산에도 영향을 받지 않고 오히려 재건축 기대감에 호가가 올랐다. 주변 부동산 관계자들은 적어도 10년 이후에는 재건축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원 하계동 벽산아파트도 1980년대 후반에 지어져 재건축 대상으로 물망에 오르며 9·1대책 수혜 아파트로 주목받고 있다.

노원 하계동 W 부동산 대표는 “단지 내 입주민들이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어 호가가 올랐다”며 “다만 정책발로 오른 호가 덕에 사려는 사람은 이전보다 더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재건축·재개발 대상이 아닌 아파트들도 브랜드 존폐 여부에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 대상 아파트들이 그리 오래된 아파트도 아닐뿐더러 기본적으로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어서로 풀이된다.

서울 영등포구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인근에 성원·벽산·우성 아파트가 모두 있지만 해당 건설사가 파산한 이후에 집값이 떨어지거나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며 “다른 단지와 마찬가지로 정부 정책에 따라 호가가 올랐다 떨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지 입주민들도 이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는 분위기였다.

서울 도봉구 벽산아파트 입주민 홍성민(남. 59세) 씨는 “건설사가 파산했어도 아파트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니 괜찮다”며 “특별히 생각해 본 적 없다. 상관 없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엠코타운’ 입주민들 “우리도 바꿔달라”

최근에도 이와 비슷한 일이 생겼다. 현대엠코의 ‘엠코타운’ 브랜드가 지워졌다.

현대엠코와 하나로 통합된 현대엔지니어링은 ‘엠코’ 브랜드를 지우고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를 아파트 브랜드로 사용하기로 했다. 기존 단지들에 대해서는 브랜드를 바꿔주지 않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해당 ‘엠코타운’ 입주민들의 반응은 앞서 역사 속으로 사라진 브랜드 단지 입주민들의 반응과는 사뭇 달랐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엠코타운’ 입주민들은 아파트 브랜드를 ‘힐스테이트’로 바꿔주지 않는데 대해서 불만의 목소리를 표했다. ‘엠코타운’이 인지도가 없는 브랜드는 아니지만 앞으로의 공급이 끊긴 마당에 이름이 바뀌지 않는다면 단지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입주민 김영애(가명, 44) 씨는 “‘엠코타운’ 브랜드가 없어진다면 삼성아파트처럼 옛날 브랜드 아파트가 되는 게 아니냐”며 “브랜드를 바꾸는 데 약간의 비용은 들겠지만 무조건 바꿔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입주민 전성욱(가명, 52) 씨는 “나는 현대ENG가 ‘힐스테이트’ 브랜드를 사용한다 해서 우리 단지도 당연히 바뀌겠거니 했다. 안 바꿔주는지는 몰랐다”며 “브랜드가 없어진다는 데 입주민들의 반발이 안 생길 수 없다. 보통 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이 최근 입주한 단지의 입주민이 브랜드 존폐 여부에 대해 더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이전보다 아파트 브랜드 파워가 단지 선택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전에는 어디나 사놓으면 아파트값이 오르는 시대였는데 최근에는 그렇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브랜드 가치가 달라졌다”며 “비슷한 입지와 규모를 갖춘 단지라면 브랜드에서 경쟁력 차이가 나기 때문에 신규아파트 입주민들은 브랜드 존폐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승범 기자 seo6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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