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가 2013년부터 1%대를 기록하면서 국내 경기가 디플레이션(Deflation)에 빠진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는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4월 1.5%, 5월 1.7%, 6월 1.7%, 7월 1.6%며, 8월에는 이보다 더 낮아진 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현재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12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는 징후들은 있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디플레이션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나는 낮은 물가 수준이 공급가 하락에서 기인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총재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낮지만 수요측면의 물가압력과 맞물린 근원인플레이션은 2%대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산물 가격은 전월에 비해 12.6%낮아졌으며 석유류 가격도 4.7%하락했다. 농산물과 석유류 가격을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은 올해 6월 2.1%, 7월 2.2%, 8월 2.4%로 나타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가량 상회했다.
그러나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8월 근원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전년동월 화장품 가격 할인때문에 공산품 가격 인하로 벌어진 기저효과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사실상 근원인플레이션은 상승세가 아닌 제자리걸음을 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성병묵 한은 조사국 조사총괄팀장은 “기저효과라고 해도 지속적으로 근원인플레이션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상회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근거는 미약하다”고 전했다.
장경수 한은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 차장 역시 “절대수준으로 하면 2%대 근원인플레이션이 높다고 보긴 어렵지만, 작년 같은 기간 1.5%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승한 수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이 총재가 디플레이션이 아니라고 진단하는 이유는 소비판매 등의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회복되는 수치들이 나와서다.
장경수 차장은 “통상적으로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 디플레이션 심리가 강해진다. 하지만 현재 성장률(GDP)도 3%대로 나쁘지 않은데다 8월 소비판매액도 0.3% 증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투자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데다 저물가 기조가 계속될 경우 디플레이션으로 빠질 수 있다는 데에는 의견을 같이 했다. 성병묵 팀장은 “물가상승률 등으로 디플레이션에 대한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이 총재께서도 이를 주의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손예술 기자 kunst@
뉴스웨이 손예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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