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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에너지시장 급변··· 韓 뛰어들어야

[돈되는 산업⑤-셰일가스]세계 에너지시장 급변··· 韓 뛰어들어야

등록 2014.01.20 13:57

수정 2014.01.20 13:58

최원영

  기자

사진 = SK이노베이션.사진 = SK이노베이션.


최근 전세계 에너지업계에 불어닥친 가장 큰 변화의 바람은 ‘셰일가스’ 붐이다.

지하 1000m 아래 진흙이 수평으로 쌓이며 굳어진 암석, 셰일층에 갇혀 있는 천연가스가 바로 셰일가스다. 셰일가스는 미국, 중국, 중동, 러시아 등 세계 31개국에 약 187조4000억㎥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 세계가 향후 60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이를 채취하는데는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기존 가스보다 가격이 훨씬 저렴해 미국과 북미를 중심으로 크게 각광받고 있다.

셰일가스가 몰고온 변화는 ‘혁명’이라 불릴만큼 파급효과가 크다. 미국의 에너지 소비문화가 셰일가스로 변화하면서 미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에서 에너지 수출국으로 탈바꿈했다.

에너지 수입을 줄인 미국의 변화에 중동산 가스의 상당부분이 유럽으로 향할 것이고, 유럽에 가스를 제공해온 러시아는 큰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가스유통경로가 바뀌고 수입국들의 가격협상력이 높아지며 세계 에너지 시장에 ‘혁명’급의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셰일가스 붐은 시추기술의 발전도 가져왔다. 그 영향으로 미국의 원유생산량은 크게 급증했는데 재고량도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이에 미국은 국가안보차원에서 70년대 중반부터 고수해온 원유 수출금지 정책을 폐기하고 수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셰일붐에 이어 미국의 원유수출까지 이어진다면 국제유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에너지 판도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전세계 원유 공급량이 급증하면서 유가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내 원유값이 떨어지자 정유업체들의 수출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 및 아시아업체들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는 WSJ(월스트리트저널)의 최근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미국와 캐나다를 제외하고는 유럽에서도 아직 본격 개발에 나선 나라가 거의 없으며 영국과 헝가리, 폴란드 정도만 개발을 허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높은 투자비용과 더불어 시추작업 중 발생하는 환경오염 우려 때문이다.

물과 모래, 화학약품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석층을 뚫어 가스와 기름을 추출하는 수압파쇄(fracking·프래킹) 공법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메탄가스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유럽 각지에서는 ‘프래킹 반대’ 시위가 이어지고 있고, 개발을 막고 있는 국가들도 다수다.

하지만 결국 유럽도 셰일가스 개발에 나설 분위기다. 세계적인 변화에 다른 선택방안이 없을 것이란 게 에너지업계의 분석이다. 영국의 상업 개발이 본격화하면 프랑스와 독일 등도 셰일가스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자국의 에너지안보를 지키고 추후 제조업 경쟁력에 있어서도 관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열기에 금융권에서는 ‘셰일가스 펀드’까지 만들어졌다. 셰일혁명에 동참해 큰 이득을 챙길 수 있을 것이란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한 것이다.

세계시장의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국내 기업들의 발빠른 대응도 이뤄지고 있다.

SK E&S는 2019년부터 셰일가스를 연간 220만톤을 수입할 계획이다. SK종합화학도 지난해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셰일가스사업 진출 및 투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는 현재 미국 이글포드 사업에 참여해 하루 3만7600배럴의 셰일가스를 생산하고 있으며 생산물량을 북미 지역에 판매하고 있다. 일평균 2만배럴의 셰일가스 생산을 목표로 캐나다 블랙골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셰일가스에는 석유화학원료로 쓰이는 에탄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석유화학제품의 가격 경쟁력도 크게 좌우한다. 따라서 석유화학계는 올해를 셰일가스 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시장진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은 지난 14일 서울 소공동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석유화학업계 CEO 간담회’에서 “셰일가스 사업을 위한 합작사를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동안 ‘동북아 석유화학이 셰일가스로 인해 큰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혀온 방한홍 한화케미칼 대표도 올 1분기 내 셰일가스 시장 진출을 위해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중이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북미 지역에 셰일가스 기반의 에탄크래커 공장을 설립했으며 현지 기업들과 합작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국내 기업이 미국 셰일가스 업체와 합작해 공장까지 건설하는 것은 한화케미칼이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셰일가스를 이용한 북미지역의 에탄가스 기반 업체는 원가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면서 “나프타 크래커에 비해 에탄 크래커가 원가 우위에 있기 때문에 국내기업들도 이를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내기업들은 서둘러 원료가 저렴한 북미 등 세계 각지로 진출해야 한다”면서 “현지 파트너와 긴밀히 협력해 다양한 기술 제휴로 경쟁력을 확보해야만 급변하는 ‘셰일혁명’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원영 기자 lucas201@

뉴스웨이 최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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