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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연구용 차량’ 대포차로 둔갑···기술유출 우려

[단독]현대차 ‘연구용 차량’ 대포차로 둔갑···기술유출 우려

등록 2013.11.07 10:30

윤경현

  기자

연구목적으로 만들어진 현대자동차 테스트 차량이 일명 ‘대포차’로 둔갑해 일반도로를 활주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

현대차 테스트 차량은 남양연구소에서 출시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말 그 대로 자동차 회사의 최신 기술이 집약된 차량이다. 엔진이나 사양 등은 모두 비밀로 붙여져 연구소 내에서도 담당 연구원만이 운전을 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산인 연구 목적으로 만들어진 싼타페 테스트 차량이 대포차로 둔갑해 도로를 활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뉴스웨이가 단독 입수한 싼타페 테스트 차량. 이 차량은 현재 '46너****'로 번호판을 교체됐다.<br />
현대차그룹의 자산인 연구 목적으로 만들어진 싼타페 테스트 차량이 대포차로 둔갑해 도로를 활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뉴스웨이가 단독 입수한 싼타페 테스트 차량. 이 차량은 현재 '46너****'로 번호판을 교체됐다.


테스트 주행을 마치면 다시 연구소로 귀속돼 공개적인 자리에서 관리자가 입회한 상태로 폐기 처분하는 게 원칙이다. 그런데 이미 테스트를 마치고 폐기처분했어야 할 차량이 외부로 반출된 것이다.

상황은 이렇다. 2009년 현대차 국내 판촉담당이던 ‘J 차장’이 현대차 행사를 진행하는 프로모션를 대행하는 M사에 차량 한 대를 전달했다. 이 차량은 싼타페 초기 모델로 당시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모델이다.

M사에 전달될 당시 약 20km도 주행하지 않은 차량이었고 위장막까지 덮여졌다. M사는 이 차량을 TV 광고 촬영에 활용한 후 남양연구소에 돌려줘야 했지만 마지막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관련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현대차 측은 M사에 이 테스트 차량을 전달할 때 별도의 안전지시나 유의사항이 기재된 계약서도 없이 수의로 전달했다고 한다.

남양연구소의 특성상 특수차량임을 감안할 때 차량의 중요도 및 대외적인 공개상황 금지에 대한 서약 또는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외부로 반출된 것이기에 현대차그룹 내부 테스트 차량에 대한 관리가 전혀 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해주는 대목이다.

현재 이 차량은 M사의 대표가 개인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뉴스웨이 취재결과 밝혀졌다.

더 큰 문제는 M사의 대표가 싼타페의 임시번호 판을 임의로 탈착해 타 차량의 번호판을 부착해 일반도로를 주행하고 있는 점이다. 엄연히 불법이다. 흔히 이야기하는 ‘대포차’된 것이다.

2009년 당시 남양연구소에서 테스트 차량으로 받은 임시번호는 임시번호는 ‘서초구청장 5010’이였다. 하지만 현재 차량의 번호는 46너****으로 바뀌어 있다. 현대차그룹의 방치 속에 대포차로 서울 및 전국의 도로를 주행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는 이 테스트 차량과 관련 “이 테스트 차량이 과속 카메라에 찍힌 일이 있었는데, 과속 과징금 통보서의 차량 번호판은 싼타페가 아니라 수입차 브랜드의 OOO 차량이었다”고 전했다.

수소문 끝에 싼타페 테스트 차량에 대해 알고 있는 김 모씨(43?자동차관련사업)를 어렵게 만날 수 있었다. 그는 싼타페 테스트 차량에 대해 2009년 당시 싼타페 테스트 차량을 주행한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자동차 관련 일을 하기 때문에 테스트 차량이 외관은 같지만 성능과 부품 등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산타페와 다르다는 것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가 자사의 중요 기술이 적용된 테스트 차량을 아무런 제약 없이 외부에 유출해 방치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자칫 중고차로 해외에 판매돼 기술유출이 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 테스트 차량을 M사에 전달한 J모 차장이 자리를 옮긴 후 업무를 인계받은 J모 대리(당시 사원)이 현대차 시승센터의 업무과다로 M사에서 차량을 계속해서 맡아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한다.

현대차그룹 기술의 보고 남양연구소에는 다양한 연구목적의 테스트 차량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테스트 차량의 관리는 전혀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윤경현 기자 squashkh@현대차그룹 기술의 보고 남양연구소에는 다양한 연구목적의 테스트 차량이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테스트 차량의 관리는 전혀 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윤경현 기자 squashkh@



J모 대리 역시 이런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J모 대리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외부에 테스트 차량이 반출된 적이 있다”며 “하지만 2010년 타 부서로 자리를 옮겨 이후의 일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1년 동안 유효한 임시번호를 가진 테스트 차량의 폐차 시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운행을 가능케 한 불법을 현대차측이 조장한 셈이다.

이뿐만 아니다. 현대차 남양연구소에서 싼타페 이외에도 다양한 차량이 외부에 반출된 정확이 포착됐다. 해당 차량은 현대차 프리미엄 스포츠 쿠페인 ‘제네시스 쿠페’ 테스트 차량 14대와 현대차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인 베라크루즈 1대 등이다.

현대차 측은 테스트 차량의 외부 반출에 대해 통계자료는 물론 현황파악도 안 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 측은 “현대차 테스트 차량은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고 공식적인 절차 외에는 대외 반출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세한 건 파악을 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내 완성차 업체 고위 관계자는 “회사내 연구 목적의 테스트 차량은 회사의 미래가 걸린 대외비로써 철저한 책임 하에 관리해야 한다”며 “만약 테스트 차량이 외부에 반출됐다면 기술유출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윤경현 기자 squashkh@

뉴스웨이 윤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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