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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치킨 세계 시장서 날게 하라”

“한국형 치킨 세계 시장서 날게 하라”

등록 2013.10.21 10:34

김아름

  기자

[CEO리포트]‘正道경영’ 교촌에프앤비 권원강 회장

교촌치킨으로 익숙한 교촌에프앤비의 권원강 회장은 이력이 유별나다. 1951년 경북 영해에서 태어난 권 회장은 어린 시절 유복한 환경에서 자랐다. 그의 선친은 대구 시내에서 소금판매업 허가권을 가지고 있었다. 당시에는 나라에서 판매 허가를 받은 사람만이 소금을 판매할 수 있어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부(富)는 영속하지 않는다는 진리처럼 권 회장이 군대를 제대하던 시절 가세가 기울었다. 이때부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노점상과 실내포장마차, 영업·개인택시 등 숱한 직업을 전전했다. 외국에 근로자로 나갔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을 앓으면서 한국으로 돌아와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그렇게 십시일반 모은 돈으로 1991년 경북 구미에 ‘교촌통닭’이라는 통닭집을 열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교촌치킨’이 탄생한 배경이다.

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권원강 교촌에프앤비 회장./ 사진=교촌에프앤비 제공


권원강 회장은 선친에게 들은 ‘신용을 지켜라’는 말을 교촌의 핵심가치 중 하나로 삼아 사업을 시작했다. 특히 창업 당시 만연하던 외상으로 거래하는 장사법을 버리고 언제나 바로 현금 결제를 했고 이것은 권 회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 마다 많은 이들이 힘이 되어주는 밑거름이 됐다.

권 회장은 군대시절 ‘남자가 앉았다 일어난 자리에서는 빛이 나야 한다’는 훈화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는 지난 2004년 조류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 처음 발생 했을 때 주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약 400개의 신규 점포 개설을 포기했다.

권 회장은 “그 선택으로 인해 80억 이상의 손해를 봤지만 눈앞의 이익을 포기하고 내린 올바른 결정으로 교촌의 정신이 세계로 나갈 수 있는 기반이 됐다”고 회상했다. 앉은 자리를 더럽히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굳은 신념이 지금의 교촌에프앤비를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1991년에는 지금과 달리 치킨의 종류가 많지 않았다. 시장에서 팔던 전기 통닭이나 후라이드, 양념치킨이 전부였다. 그래서 차별화된 치킨의 맛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했던 권 회장은 재래시장에서 맛 본 간장 소스를 떠올려 끈적거림이 덜하고 맛이 깔끔한 교촌 고유의 고급 소스를 직접 개발했다.

권 회장은 1991년 창업 이후 항상 ‘정도경영’, ‘나눔경영’, ‘고객중심’의 경영철학을 모토로 교촌의 3대 선언을 고집스럽게 구현해 오고 있다. ‘정도경영’이란 기업의 경영을 올바르고 떳떳하게 하자는 뜻으로 항상 고객에게는 ‘정직’하게, 협력사와의 거래는 ‘공정’하게, 타회사와는 정정당당하게 경쟁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권 회장이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고객만족과 더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 하는 것이 가맹점주에 대한 배려다. 교촌은 모든 사업 방향을 가맹점주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가맹점주들의 본사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체 가맹점포수를 무리하게 확장시키는 것보다 기존의 점포들이 보다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어 공정위의 ‘동일 브랜드 신규 점포 개설 금지’ 권고안을 충실히 지켜 각 가맹점 간의 상권을 철저히 보호하고 있으며 이러한 가맹점의 상권 보호를 위해 무리한 확장을 하지 않는 권 회장의 이야기는 업계에 익히 알려져 있다.

권 회장은 “충분히 상권이 확보된 다음 가맹점을 오픈해야 실패하지 않는다”며 “많은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가맹점 오픈에만 급급하지만 우리는 그보다도 가맹점주의 성공이 우선이다. 어렵게 창업한 가맹점이 매장 수가 많아지면서 매출 부진에 빠지는 것이 안타까웠다”라며 가맹점주에 깊은 애정을 보였다.

현재 치킨업계 보편화된 플라스틱 치킨 무 용기는 권원강 회장이 손님들이 봉지에서 쏟아진 무 국물을 닦으며 불편해했던 경험을 떠올려 국내 최초로 시도하기도 했다. 또한 치킨을 쇼핑백에 담아 배달한 것도 권 회장의 아이디어다.

1991년 당시에는 봉지 안에 수증기가 차서 지저분해지는 것을 보고 권 회장은 지체 없이 쇼핑백업체와 계약을 맺고 쇼핑백을 활용해 배달을 시작했다. 쇼핑백 속 치킨을 담은 포장용기도 친환경 무표백용지를 사용해 고객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권 회장은 “외식업을 단순한 장사가 아니라 우리 생활에 필수적인 식생활을 책임지는 중요한 사업이라 생각해 고객들의 건강이 최우선이라 여긴다”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 ‘교촌치킨은 엄선된 최고의 재료만을 사용해 조리한 치킨’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해외진출 보다 정도경영을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선정해 교촌의 차별화 된 맛을 현지에 가장 잘 전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최우선적인 목표로 삼고 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기존 프랜차이즈와 달리 주류 시장 진입을 중요한 목표로 설정했다.

권 회장은 “해외 진출을 하면서도 여전히 한인 상권에 의존 한다면 처음에는 용이하게 사업 진행을 할 수 있겠지만 성장을 기대하거나 대중적인 브랜드가 되는 것을 바랄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사업 초기에 시장 조사차 뉴욕 타임스퀘어를 방문했을 때 메인 빌보드의 삼성 광고를 보고 교촌도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해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해외 사업 비전을 설정했고 이를 위해 활발하게 해외진출 사업을 준비하며 해외에서의 성공도 이어 간다는 계획이다.


◇ 권원강 회장은
▲출생 : 1951년 3월 8일 ▲경북 영해 ▲2008년 영남대학교 명예경영학박사 학위 ▲1991년 교촌치킨 창업 ▲1999년 케이앤지시스템 법인 설립 ▲2001년 대구 북부경찰서 청소년 지도 위원 ▲2002년 교촌에프앤비 법인명 변경 ▲2004년 대구 북부경찰서 청소년 지도위원회 위원장 ▲2004년 교촌에프앤비 회장 취임 ▲2007년 한국중소기업경영자협회 수석부회장

김아름 기자 beautyk@

뉴스웨이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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