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美 사고]초기 조사 장기화···국제문제 비화되나

최종수정 2013-07-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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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 여객기 활주로 충돌사건의 조사가 장기화 국면을 맞고 있다.

통상적으로 항공 사고의 조사는 짧게는 6개월, 길게는 2년이 소요되는 장기전이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사고 순간의 상황부터 각자의 입장 해석이 엇갈리면서 원인 분석의 밑그림 작업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무엇보다 사고 당사국인 우리나라의 입장이 조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묵살당하고 있다는 논란이 문제다. 때문에 이번 사고 조사가 자칫 국제문제로 비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번 사고 조사는 관례에 따라 사고 발생국 정부(미국 교통안전위원회, 이하 NTSB)와 사고 당사국 정부(대한민국 국토교통부), 사고 항공사(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 제작사(보잉)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는 유독 NTSB의 입김이 센 양상이다. NTSB 측은 수차례 언론 보도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소속 한국인 조종사의 과실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놨다.

조종사들의 과실 추측을 대놓고 드러낸 것은 아니었지만 여러 정황을 참작할 때 조종사의 과실이 맞다는 것이 NTSB 측의 분석이다.

일각에서 NTSB 측이 지나치게 한국인 조종사의 과실로 몰아가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자 NTSB는 10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조종사 과실이나 항공기 결함, 공항의 실수 등 모든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며 한결 완곡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동체 충돌에 의한 화재 발생 직후 조종사가 비상 탈출 지시를 늦게 내렸다는 추측을 곧이어 내놔 ‘몰아가기 논란’은 계속 되고 있다.

NTSB의 ‘몰아가기 식 조사’에 아시아나항공은 발끈하고 있다. 마치 NTSB 측이 사고 조사의 최고 권한을 쥐고 있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이다.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수차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조종사의 과실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예측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NTSB의 분석을 정면으로 반박해왔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NTSB가 규정 상 1차적 조사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고 원인을 해석하는데 힘이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블랙박스의 해독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조종사의 과실로 몰아가는 것은 경거망동”이라고 비판했다.

우리 정부 측에서도 NTSB의 행동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최정호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항공 사고 조사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라 사실에 입각한 정보를 전해야 한다”며 “사실이 아닌 오해와 추측이 계속 되면 사고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항공업계 안팎에서는 NTSB가 외부의 여론을 의식하고 있는 만큼 향후 조사 과정에서 일방적인 의견 표명에 조심스럽게 행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오토 스로틀’ 작동 여부 등 기체 결함과 샌프란시스코 공항 측의 실수 문제가 줄기차게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NTSB가 지속적으로 조종사의 과실을 부각할 경우 미국 측의 실수를 덮기 위해 일부러 조종사의 과실을 부각한다는 논란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항공 사고는 정부 간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 하면 국제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며 “시일이 걸리더라도 정확한 사실에 입각한 조사가 이뤄져야 서로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백현 기자 andrew.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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